베트남 여행의 마지막 날엔 해가 떴다. 여행 내내 흐린 날씨에 기분이 다운되기도 했는데 마지막 날에 해가 뜨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 점이 여행의 마지막 순간을 더 기억에 남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햇살을 받으며 그랩을 잡고 미케비치로 향했다. 마침 토요일. 이곳 베트남도 토요일엔 쉬는 지 모르겠지만 다낭의 모습은 전날보다 훨씬 여유로워 보였다. 창밖의 2층 카페 발코니엔 현지인들이 모여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햇볕과 토요일의 조합은 여유와 참 어울리는 것 같다.
미케비치에 도착하니 벌써 수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파도를 가르며 수영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바닷가에 뛰어들어가 부드럽게 물살을 가르고 싶었다. 물살을 느끼고 싶었다. 아아. 나도 바닷가에 살고 싶다. 바닷가에 살면서 매일 아침 따뜻한 태양아래서 수영 하고싶다. 수영을 하고 난 뒤엔 윗옷은 걸치지 않고 우유를 마시며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갈거야. 졸업을 한 여름에는 나도 대천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대천에 살아볼까라는 상상을 하며 엄마, 아빠를 따라 해변을 걷는다.
모든 것이 평화롭다.
갈매기들이, 사람들이 여유롭고 평화롭다.
야자수가 있는 푸른 잔디 쪽으로 간다. 잔뒤 위에 빨간 낚시의자를 놓고 앉아있는 남성이 보인다. 멍때리며 햇살을 즐기고 있다. 아아. 나도 바닷가에 살면서 저러고 싶다. 주말에는 일찍 나와 저렇게 햇살을 받으며 여유롭게 멍때리고 싶다.
우리는 근처 노점에서 음료를 시켜먹었다. 한국의 겨울에 있다가 이곳에 오니 오랫만에 여름의 느낌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엄마, 아빠와 노점에 앉아 그곳의 여유를 즐긴 것이 아직도 너무 좋다. 그때의 감정이 살아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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