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학교에서. 안도현 작가님의 북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북콘서트라는 것을 처음 가는 것이어서 어떤식으로 진행되고 무엇을 배울 수 있을 지 궁금하고 설레였는데
참여하고 나니 생각보다 괜찮아서 다음에 다른 작가님이 오셔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안도현 작가님을 모르시는 분께 설명드리자면 작가님은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와 간장게장으로 유명한 <스며드는 것>이라는 시로 유명합니다.
스며드는것
안도현
꽃게가 간장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쩔 수 없어서
살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끄고 잘 시간이야
이번 북콘서트에서는 시를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 마음의 야생지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를 어떻게 쓰는지에 관해서는 3가지가 기억납니다.
첫번째로 시는 어떻게 쓰는가하면 시는 창의적이게 쓰는 것이랍니다. 가을에 관해 시를 쓰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단풍, 낙엽, 보름달, 허수아비, 공활한 하늘, 청명한 하늘에 관해 씁니다. 너무 뻔하죠. 다른 것을 볼줄 알아야합니다. 안도현 작가는 연탄이라는 소재를 봤다고 합니다. 전혀 뻔하지 않은 곳에서 나온 소재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두번째로 시는 고쳐쓰는 것입니다. 작가님은 200번 이상은 고쳐써야 시가 완성된다고 합니다. 많은 글쓰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가르침이 고쳐쓰기인걸 보니 아무래도 모든 글쓰기의 핵심은 고쳐쓰기 인가 봅니다.
세번째로 시는 관심과 관찰의 결과입니다. 오늘 강연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었습니다. 안도현 작가님은 학생들에게 이런 과제를 낸답니다. 8시간 이상 사과를 관찰하고 시써오기. 작가님은 오래 관찰할수록 좋은 시가 나온다고 합니다. 깊게 관찰하지 않는 습관이 있던 저에게 깊은 관찰에 대한 인식을 심어준 좋은 말씀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시를 쓸때는 전력투구하듯이 쓴다는 말씀, 1편의 시를 쓰기 위해 100편의 시를 봐야한다라는 말씀. 모방연습도좋은 연습방법이라는 말씀들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마음의 야생지대라는 내용도 재미있었습니다. 그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이세상은 전부 야생지대 였습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이 자리에 도로도 생기고 건물도 세워지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마음에도 야생지대가 있지 않을까요. 어렸을때의 순수한 마음이 야생지대이고 커가면서 생기는 물욕, 명예욕, 권력욕등이 새로 세워지는 것들이겠지요. 다시 어렸을때의 그 순진무구한 감정을 갖고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표현이어서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북콘서트에 참여하기 전에는 귀찮기도해서 그냥 가지 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귀찮음을 참고 참가한 콘서트에서 저는 안도현 작가라는 분을 알게되었고, 시라는 것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알게되었습니다. 또, 시를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평소 생각지도 못하던 부분을 일깨워 주는 것이 이런 강연들의 재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학교에서 다른 특강들도 가끔 열리던데 계속 관심갖고 참여해 좀 더 넓고 깊게 생각할줄 아는 제가 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된 북콘서트 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북콘서트 중간에 나온 이상한계절이라는 듀오밴드가 인상깊었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분들이 안도현 작가님의 시를 편곡해서 노래를 불렀는데 그중 찬밥이라는 시를 편곡해 부르셨는데 가사도 좋고 참 듣기 좋은게 가을에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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