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등산 기록
코스: 동학사 주차장 - 천정 탐방 지원센터 - 남매탑 - 삼불봉 - 관음봉 - 은선폭포 - 동학사 - 동학사 주차장(원점 회귀)
9.2km이고 5시간 정도 걸림.
지난번에 넷플 다큐를 보고 등산에 삘꽂혀서 계룡산 일출을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같이 갈 친구가 없어 혼자 갔다. 지금 생각해보니 무식해서 용감했다는 생각이 든다.
개방시간에 맞춰 가려고 했는데 조금 늦게 일어나 4시 30분 쯤 천정 탐방지원센터 도착했다. 오늘의 시작점.
밤에 혼자오니 약간 무서웠다. 어제 태풍도 와서 계곡물도 콸콸 내려온다. 적막속에 들리는 계곡소리가 섬뜩하긴 했지만 이정도야 뭐! ...
여기서 멈췄어야 했다.
어두워서 길도 안보이고 헷갈렸다. 결국 한 번은 내가 가는 길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했는데 패닉이 왔다. 왔던 길도 되돌아갔다가 다시 올라가고, 이건 분명 등산로가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 되돌아오고, 여기도 저기도 등산로 같고 여기도 저기도 등산로 같지가 않았다. 패닉이 온 채로 카카오맵과 등산어플, 핸드폰 gps에 의존하며 조금만 더 가보자는 마음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표지판이 나왔고 길을 찾았다는 안도감을 내뱉었다. 하마터면 조난신고할 뻔 했다.
일출보려고 했는데 길을 약간 헤매서 시간이 지체됐다. 해가 점점 밝아온다. 젠장! 그래도 길을 잃지 않고 남매탑을 보니 너무너무 다행이다 싶었다. 또 날이 밝아오니 등산로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해서 안도감이 들었다. 근데 남매탑에서 정상이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첫번째 정상 삼불봉 도착!! 오랜만에 산에 오니 정상이 굉장히 높게 느껴졌다. 어제 태풍이 한바탕 휩쓸고 가서 그런지 산이 더 깊어보였고 낙뢰주의 표지판도 보니 자연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졌다.
정상에서 뒤늦게 본 일출! 해가 보이는 쪽이 나무에 가려 약간 아쉬웠다. 어쨋든 관음봉에가서 간식을 먹기위해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삼불봉에서 내려오며 본 일출...
삼불봉에서의 일출보다 삼불봉에서 관음봉으로 가는 길의 일출과 경치가 더 멋있었다.
관음봉으로 가는 마지막 계단... ㅎ
가기전엔 높게만 느껴졌지만 막상 걸어올라가 보니 할 만 했다!
관음봉에 도착했다!! 공주랑 대전에서 내가 가장 높이있다!!!!!
오.... 구름 위에 내가 있다... 구름 밑의 세상은 어떤 곳일까... 인간세상은 어떤 곳일까..
태풍이 지나가서 그런지 땅이 물기를 내뿜나 보다. 뿌~~옇다. 미세먼지는 아니겠지~?
내려가는 길. 저기보이는 능선이 아마 내가 걸어왔던 능선.... 아니 나 왜 점점점을 왤케 많이 쓰지... 산에 갔다오니 아재가 된 것 같다.^^>
내려가는 길에 땀도 닦고 발도 씻었다. 시원~했다
사실 새벽에 멧돼지도 만났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컹컹거리는 돼지 숨쉬는 소리, 부스럭거리는 소리. 후레쉬를 끄고 큰 표지판 옆에 5분정도 가만히 서있었다. 다행히 다른 쪽으로 움직이는 소리를 듣고 나도 등산을 재개했다. 후.. 뒤질뻔했다!
등산을 마치고 동학사에 도착했다. 부처님께 절을 하고 명상?을 하시는 아주머니 옆에 앉아 나도 잠시 명상을 했다. 호흡에 집중하며 계곡물 흐르는 소리, 엄숙하고 조용한 절의 분위기를 느꼈다. 확실히 절만이 주는 매력이 있다. 정신이 맑고 개운해진 상태로 절을 나왔다. 쪼아!
동학사 주차장 앞에서 컵라면을 먹었다. 파전은 비싸고 별로 끌리지 않아서 그냥 컵라면이나 먹었다. 든든~
처음과 끝을 제대로 기록하지 않아서 7.1km라고 나오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9.2km 거리라고 한다. 길을 많이 헤맸고 정상에 사람도 없고 경치가 좋아서 간식 먹으면서 오래 있었다. 그래서 꽤 오래 걸린듯 한데 보통 4시간 반에서 5시간정도 걸리는 코스라고 한다.
계룡산 일출을 보기 위해 떠났던 여정을 마쳤다.
아무튼 이 글을 보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산 초보자라면 절대 혼자서는 새벽 및 야간 산행하지 말 것! 일단 길을 잃을 가능성이 너무 높고 산짐승도 만나기 쉽다ㅠㅠ 길 잃으면 진짜 패닉 옵니다. 등산 마치고서 정상에서 보니 정말 깊고 깊은 산속에서 헤매던거 생각하면 아찔! 밤에 어두운 산 보면서 저런데서 길 찾고 있던 거 생각하면 아찔! 하다. 물론 일출은 너무 좋지만! 웬만하면 같이 갈 수 있는 사람 구해서 가거나 안가는 거 추천함. 멧돼지도 주변에 새끼있으면 공격당할 수 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난 무식해서 용감하게 갈 수 있엇던 것 같다. 두번다시는 혼자 야간 산행 안한다...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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